나는 유난히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사람을 보면 반드시 이런 질문을 한다.
“ 장타의 비결은 뭔가요?” 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데는 사연이 있다. 20년 전에 동네 연습
장에서 대충대충 배운 솜씨로 머리를 얹었는데 골프를 잘 하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잔디밭
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꽃과 나무나 감상 하는 쪽으로 취미를 삼다 보니 비거리가
워낙 신통치 않았다.

심지어는 몇 년 후에 골프를 배운 아내와 같은 자리에서 쳐도 내 공이 덜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아내는 예전부터 장타를 날린다.)
그래도 이래저래 공 굴리고 다니면서 90타를 빨리 깼는데 더 이상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비거리가 짧은 것이 원인이라는 점을 깨닫고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는 것을
최고 목표로 삼았다. 그러니 장타자만 만나면 이 질문을 해 대는 것이다.

그동안 들은 내용을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코킹을 확실히 하라. 코킹 없이 장타는 불가능하다. 특히 얼리코킹하고 레이트 히팅
   하는 것이 비결이다. (손목관절타법)
2. 몸통을 꼬아라. 스웨이를 하지 말고 몸통의 꼬임을 이용해 회전력을 높인다. 전욱휴
   프로에게 들은 말이다.(트위스트 타법)
3. 매우 쳐라. 그립을 밑으로 내려 잡고 강하게 때린다. 이때 조심할 것은 공을 끝까지
   보는 것이다.(복중타견법)
4. 근육량을 늘려라. 결국 근육의 파워를 이용하지 못하면 거리는 나오지 않는다.
   최혜영 프로에게 들었는데 기교 부리는 것보다 한 달 이상 근육을 키우는 것이 비거리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실베스터 스탤론 타법)
5. 체중을 이동시켜라. 백스윙 할 때는 뒤쪽으로 체중을 옮기고공을 때릴 때는 앞쪽로
   체중을 완전히 옮겨 주어야 비거리가 늘어난다.(전방투신타법)
6. 단순무식 해져라. 머리가 복잡한 상태로 공을 때리면 거리도안나고 방향도 틀어지기
   쉬우니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무조건 자신 있게 때려라.(단무 타법)
7. 도끼질 하듯 찍어라. 도끼로 큰 나무 밑둥을 찍듯 가볍게 내려와서 강하게 찍어야 한다
   는 주장이다. 같은 이론인데 태권도할 때 손으로 벽돌을 깨듯 순간 파워를 집중시켜야
   한다고도 한다.(나무꾼 타법)

곤지암에서 동반자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날 비거리가 270~280야드를 내는
L사장만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동반자들이 계속 채근 하자 마침내 비법을 말했다.

“공에다 마누라 이름을 써 놓고 있는 힘을 다해 매우 친다. 이러면 공이 멀리 안 나갈 수
가없지.” 공에 마누라 이름을 써 놓으면 세 가지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비거리 늘어서 좋고, 스트레스 풀려서좋고, 아내에게 점수 따서 좋다.
“점수 딴다는건 무슨소리야?” “아내가보는 앞에서 공에이름을 써 넣으니 아주좋아
하더라.” 그러자 K사장은 한 술 더 뜬다.

“나는 아예 공에다 마누라 사인을 받아야 겠구먼.” 과묵한 M회장도 한마디 한다.
“나는 마누라 이름 절대 안 써 놓을거야!”
“왜?”
“지금도 마누라가 싸돌아 다니는데 마누리 이름 써놓고 때리면 OB가 뻔하잖아?”

나라 경제와 가족을 위해 평생 열심히 살아온 기성세대 기업가들이 어느 정도 먹고
살만 해져서 유일하게 골프에 낙을 붙이고 있는데 제일 무서운 사람이 마누라라니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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