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한분이 상을 당하셨다.

내게 소식이 전해졌으니 당연히 게시판에 공지를 했지만,

말 그대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단순공지만 했을 뿐이다.

그 이상은 자칫 회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회원들께 친밀하게 와닿던 분이시라서인지 꽤 많은 분들이 내게 연락이 왔다.

문상을 갈 때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직접 문상은 어려울거 같으니
대신 부의를 전해달라는 부탁이 많았다.

 

해서... 

부탁받은 부의봉투를 만들다보니...

 

얼래~~~

 

봉투에 이름을 적으려다 생각해보니 고민스런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모두 필명으로 호칭을 하지 않았던가...

가까운 몇분, 혹은 자주 함께 라운딩을 하는 몇몇분을 제외하곤 대개가 본명을 모른다.   

그러니, 봉투에 실명(實名)을 적어넣으면 나중에 분류를 할때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상주들 간에 아무도 모르는 失名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렇다고 필명을 적을 수도 없는거 아닌가.

나처럼 [강하]야 그나마 성은 [강]이요, 이름은 [하]라고 생각해줄 수 있겠지만,

[해탈]은 좀... 고인이 되셨으니 이제 속세에서 해탈하셨다는 뜻인지...

게다가 [흑기사]는 뭐고, [점톤]은 뭐며, [판다]는 또 뭔말인지...

자칫하다간 상가집에 가서 장난하는게 될 것 같다.

 

그러면 어쩐다...

잠시 궁리를 하다 찾아낸 방법.

 

A4용지에 부의내용을 한꺼번에 적기로 한 것이다.

부의하신 회원의 필명과 부의금 목록을 한번에 적고 부의금을 한꺼번에 상을 당하신
회원의 안주머니에 넣어드렸다.

 

 

필명...

서로 격의없이 편하자고 부르기 시작한 이름이

상황에 따라서는 사람을 당혹스럽게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필명이 있기에 웃을 수 있는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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